얼마 전 실어증으로 연예계를 은퇴했던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치매로 인한 실어증에 걸린 것이라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너무나 왕성하게 영화활동을 하던 배우였던 터라 실어증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원인이 사실은 치매 때문이었다는 것이 나를 또 한 번 놀라게 한다.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는 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늙고 병들고 나약해지지만 기억만큼은 병들지 않는 것을 원한다. 이런 사람들의 소망이 치매 앞에서는 부질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는 것이 언젠가 내가 겪을 수도 있는 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실어증인 줄 알았던 부르스 윌리스의 치매 판정이라는 기사를 보고 치매의 정의와 원인, 초기 치매 증상과 치매 자가 진단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치매의 정의와 원인
치매란 여러 가지 후천적 원인에 의해 뇌기능이 손상되어 인지 능력(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사고력, 실행 능력 및 공간 지각능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상태를 말하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건망증과는 다르다. 건망증이 심한 경우 기억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메모를 하는 습관을 기르는 노력으로 대처할 수 있다. 건망증이 있는 사람과 치매 환자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자신의 장애를 인정하는가? 아니면 인정하지 않는가?에 있다고 한다. 건망증 환자는 자신의 기억력 저하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매 환자는 스스로 기억 장애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흔히 치매에 걸리면 망령 났다, 노망이 났다 등으로 부르면서 사람이 늙으면 자연스럽게 겪는 노화 현상의 일종으로 여겼으나 오늘날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치매가 노화 현상이 아닌 뇌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치매의 원인이 되는 질환은 굉장히 다양한데 그중 가장 큰 원인이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이고 전체 치매의 약 80%를 차지하고, 그 밖에도 파킨슨병, 정상압 뇌수두종, 두부 외상, 뇌종양, 대사성 질환, 중독성 질환, 감염성 질환 등의 이유로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정상압 뇌수두종, 대사 질환,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질환, 뇌종양으로 인한 치매의 경우 치료가 가능한데 질환을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치매 증상
치매에 걸린 사람은 마치 아기가 된 듯이 행동하는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씻는 것을 게을리하고, 사회적 행위 등을 잊어간다. 치매를 의심할만한 증상에는 ⓐ 기억력 장애, ⓑ 언어 장애, ⓒ 시공간 능력(방향감각) 저하, ⓓ 계산 능력 저하, ⓔ 성격 및 급격한 감정변화 등이 있고 드물지만 기억력은 정상이지만 단순히 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바로 브루스 윌리스의 실어증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환자 본인도 그리고 보호자도 눈치재지 못할 정도로 느리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초기 치매 증상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초기 치매에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기억력 감퇴와 하고 싶은 말이 입안에서 맴돌면서 즉각적으로 나오지 않는 증상이다. 그다음으로 방향감각이 떨어지고 계산 능력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나며 성격 및 감정이 급격히 변화하는 증상들이 나타나면 초기를 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치매 자가 진단법
조기 치매 증상으로 의심이 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하지만 그에 앞서 스스로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다음의 15가지 치매 자가진단법의 항목 중 6개 이상이 해당된다면 정확한 치매 진단 및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오늘 날짜와 요일을 잘 모른다. ⓑ 자기가 놔둔 물건을 찾지 못한다. ⓒ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한다. ⓓ 약속을 하고 잊어버린다. ⓔ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온다. ⓕ 물건 또는 사람의 이름을 대기가 힘들어 머뭇거린다. ⓖ 대화 중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반복해서 되묻는다. ⓗ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 예전에 비해 계산능력이 떨어졌다. ⓙ 예전에 비해 성격이 변했다. ⓚ 이전에 잘 다루던 기구의 사용이 서툴러졌다. ⓛ 예전에 비해 방이나 주변 정리 전돈을 하지 못한다. ⓜ 상황에 맞게 스스로 옷을 선택하여 입지 못한다. ⓝ 혼자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목적지에 가기 힘들다. ⓞ 내복이나 옷이 더러워져도 갈아입지 않으려고 한다. (출처 ; 한국판 치매 선별 질문지(KDSQ-C))
고려대구로병원 신경과 강성훈 교수에 따르면 '치매는 불치병이 아니라 초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알맞은 약물 치료를 시행할 경우 극복할 수 있는 병이며 치료시기를 놓치면 속수무책으로 환자와 보호자 모두 고통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가진단을 통해 치매가 의심이 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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